Turkestan Travel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비비 하눔 모스크: 청록색 돔과 벽돌 벽이 있는 역사적인 실크로드 건축물.
✨ 전설과 축제

비비-하눔과 뱀에 관한 전설

비비-하눔과 뱀에 관한 전설: 용기와 극복에 관한 이야기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한 데르비시가 비비-하눔을 찾아왔고,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비비하눔과 뱀의 전설: 용기와 초연함이 빚어낸 이야기

전설에 따르면 어느 날 한 데르비시(이슬람 수도승)가 비비하눔을 찾아와 담소를 나누던 중, 그녀가 거미에게 물려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 예언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불길한 예언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비비하눔은 곧장 아미르 티무르에게 나아가, 자신에게 닥쳐올 죽음을 담담히 고하며 이슬람의 관습처럼 땅속에 묻히는 대신 지상의 석관 속에 안치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습니다.

깊은 슬픔과 경악이 아미르를 짓눌렀습니다. 비탄에 빠진 남편은 어떻게든 죽음에 대한 우울한 상념을 떨쳐내려 애썼으나, 비비하눔이 간곡한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온 영혼으로 굳게 믿자, 결국 아미르 티무르는 장엄한 묘당 건축을 명했습니다. 그는 건물의 벽을 쌓아 올릴 장인들에게 주재료인 점토를 건물 바로 아래에서 채취하도록 명했습니다. 오랜 공사 끝에 건물의 지하에는 거대한 지하 공간이 형성되었고, 마침내 장인들은 비비하눔을 초청하여 완공된 건물을 선보였습니다. 이 빼어난 미인은 자신의 육신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될 장소로 남편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토록 찬란한 건축물은 슬픈 기억의 공간이 아니라 오직 생의 환희와 즐거움을 위해 쓰여야 마땅했을 것입니다. 아미르 티무르 자신도 장인들의 솜씨에 크게 만족하며, 이 경이로운 걸작이 사랑하는 아내의 어두운 근심을 씻어내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피어나는 꽃처럼 화려한 벽면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 누가 감히 죽음을 떠올릴 수 있었겠습니까?

공사에 참여한 장인들 역시 자신들의 노고를 드높이 인정받은 것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더욱이 공사 현장에서는 이들을 위한 성대한 연회가 베풀어졌는데, 아미르 티무르가 손수 장인들에게 잘 삶아낸 고기를 나누어 주었으며, 악사와 가객들은 빼어난 기예를 겨루며 흥을 돋우었습니다.

비비하눔이 건물을 둘러보던 중, 갑자기 지하 공간에서 뱀 한 마리가 스르륵 기어 나와 따사로운 햇살 아래 몸을 웅크렸습니다. 일꾼들은 누군가를 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즉시 뱀을 죽이려 했으나, 비비하눔은 그들을 만류하며 말했습니다. “그대로 두어라, 아무도 해치지 않을 것이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질지도 모를 미물인데, 어찌 함부로 목숨을 빼앗으려 하느냐?”

한동안 볕을 쬐던 뱀은 비비하눔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며 온순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왕비는 유순한 고양이를 쓰다듬듯 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속삭였습니다. “오, 나의 충직한 벗이여! 네가 나를 두려워하지 않듯, 나 또한 너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축제가 절정에 달하고 무에진¹이 기도의 시간을 알리는 순간, 뱀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도시의 백성들 역시 이 기이한 일을 점차 잊어갔습니다.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요. 어느 날 비비하눔은 시녀들에 둘러싸여 양탄자 위에 펼쳐진 식탁보(다스타르한)에 포도송이를 나누어 놓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손끝을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격통이 느껴졌습니다. 손을 내려다보니 포도송이 속에 숨어 있던 거대한 거미 한 마리가 양탄자 위로 쏜살같이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그 거미의 독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왕비는 지체 없이 아미르 티무르에게 이 사실을 알리라 명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사색이 되어 달려온 남편을 향해,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속삭였습니다.
— 방랑하던 데르비시가 제가 거미에게 물려 죽을 것이라 했던 말이 정말 사실이 아니었나요? 이제 그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 아니오, 절대 그렇지 않소! — 아미르 티무르는 사랑하는 이를 위로하려 애원했습니다. — 그저 가벼운 거미 물림일 뿐이오, 결코 독이 퍼진 것이 아니란 말이오.

그러나 밤이 깊어지자 열병과 극심한 고통의 안개가 이 아름다운 여인을 집어삼켰습니다. 기력은 순식간에 쇠잔해졌고, 모든 것을 부숴버릴 듯한 통증이 왕비의 온몸 구석구석을 사정없이 짓이겼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청은 단 하나, 땅속에 묻히지 않고 수도의 금요 모스크 맞은편에 지어진 그 아름다운 전각에 자신의 유해를 안치해 달라는 바람의 실현이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비비하눔의 고결한 영혼은 전능하신 주님의 품으로 영원히 떠나갔습니다.

알라께서는 그녀의 청을 성스러운 방식으로 들어주셨습니다. 그분은 그녀에게 화려한 옷을 입히고, 산호와 진주를 두 줄로 엮은 귀한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었으며, 루비와 다이아몬드가 세공된 소중한 반지와 귀걸이로 그녀의 영원한 고독을 장식하도록 명하셨습니다. 이어 황금 못으로 무덤의 덮개를 봉인하고, 한 줄기 햇살도 지상의 어떤 소리도 스며들지 않는 어두운 지하 묘실에 관을 안치했습니다.

비비하눔과 함께 묻힌 보물에 대한 소문은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결국 무리 중 열 명의 도둑이 무덤을 털기로 결심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무덤으로 숨어든 그들은 목걸이를 뜯어내고 황금 못을 챙겨 달아나려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묘실에서 기어 나온 뱀 한 마리가 치명적인 독으로 그들을 모두 그 자리에서 즉사시켰습니다.

이튿날 아침, 모여든 사람들은 널브러진 열 구의 시신을 보고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러나 바닥에 흩어진 유물들을 보자마자, 죽은 도둑들이 가증스러운 죄에 대해 미지의 힘으로부터 징벌을 받았음을 의심치 않았습니다.

유물들을 무덤에 다시 돌려놓기로 결정했으나, 무덤 앞에 쓰러진 자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까 두려워 아무도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도둑들의 시신은 성벽 너머 쓰레기장으로 내던져져 들개와 시체새의 먹이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한 장로가 기도를 올린 후 경건한 마음으로 도난당했던 물건들을 수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그가 평온히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출구로 통하는 문이 별안간 저절로 닫히더니 다시는 열리지 않을 정도로 굳게 잠겨버렸습니다. 가련한 노인은 생매장되고 만 것입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는 봉인된 건물 안에서 지금까지도 살아있다고 합니다. 질서를 지키도록 천사들의 선택을 받은 것입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무덤 문에 귀를 대면 고요히 울리는 기도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까지 비비하눔이 묻힌 무덤을 찾은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알라의 뜻입니다! 고결한 믿음을 지닌 이의 평안을 굳이 어지럽힐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¹무에진(Muezzin)(아랍어: مؤذّن mu’adhdhin)은 무슬림들에게 기도(살라트, 아랍어: as-salāt)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다섯 번씩 무슬림 공동체가 모스크에 모여 기도하도록 부릅니다. 아침 첫 부름만이 특정 시간이 아닌 해가 떠오르는 여명에 맞추어 행해집니다. 이슬람의 기도 알림인 아잔(Adhan)은 아랍어로 울려 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