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라트코나 영묘에 얽힌 첫 번째 전설 어느 날, 아미르 테무르는 사마르칸트 교외의 호자 압디 다루ン 묘지를 지나가다가, 그곳에서 꽃이 만발한 …
어느 날 말을 타고 달리던아미르 티무르는 사마르칸트 교외에 자리한호자 아브디 다룬의 묘역 부근을 지나다가 복숭아꽃이 화사하게 만개한 과수원에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눈부신 여인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곧바로 말에서 뛰어내려 그 아름다운 여인 앞에 서서 정중히 머리를 숙였습니다. 이내 그녀와 약혼을 맺고 정식 아내로 맞이하였으며, 둘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 바로 그 자리에 '환락의 집'을 지어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장 깊은 사랑을 받던 애첩은아미르 티무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영면에 들 안식처로 삼고자 웅장한 영묘를 짓도록 명했습니다. 금빛 찬란한 피슈타크와 드높은 돔이 우뚝 솟았고, 영묘의 벽면은 화려한 쿤달 문양으로 정교하게 채색되었으며, 별들은 신비로운 천체 패턴으로 수놓아졌습니다. 모든 건축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자아미르 티무르가 그 찬란한 건축물을 친히 감상하고자 초대되었습니다. 아름다움에 매료된 군주는 벅찬 감동을 이기지 못하고 건축주인 아내에게 뜨거운 입맞춤을 건넸습니다. 아내는 그 영광스러운 순간을 영원히 기리고자 묘당을 환희와 유흥의 궁전으로 전격 탈바꿈시켰고, 자신을 위한 영묘는 다른 곳에 새로이 축조하였습니다.
어느 날 무거운 전투 갑옷을 벗어던진아미르 티무르와 그의 용맹한바하두르¹(정예 친위대) 및 에미르들은 가볍고 우아한 예복으로 갈아입고 이 전각에 모여 삶의 온갖 즐거움과 풍류를 만끽했습니다. 그 누구도 이 황홀한 시간을 방해할 수 없도록 입구에 삼엄한 경비병을 세우고, 환락의 궁전 안으로 그 누구의 발길도 들이지 말 것을 엄히 명했습니다.
흥겨운 연회가 한창 무르익어가던 무렵,미르자 울루그베그는 할아버지인아미르 티무르의 잔치에서 벗어나 평소처럼 천문 연구에 깊이 빠져들어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별들의 운행 법칙을 인간과 국가, 그리고 온 세상의 운명과 치밀하게 결부시켜 살펴보았습니다. 이 영민한 청년은 길흉화복을 점치는 천궁도를 완성하고자 밤낮없이 하늘의 비밀을 해석하던 중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자신의 조부인아미르 티무르가 환락의 집 안에서 절체절명의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가혹한 운명의 손이 그의 찬란한 승리의 삶을 끊어놓기 위해 이미 서슬 퍼런 검을 빼 들었음을 똑똑히 목도했던 것입니다.
미르자 울루그베크는 말에 올라타 이쉬라트호나로 달렸다. 하지만 연회장 안으로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는가? 할아버지를 어떻게 뵐 수 있단 말인가! 충직한 경비병들이 문을 굳게 걸어 잠가 작은 쥐 한 마리조차 지나갈 수 없었다. 이에 울루그베크는 검을 빼 들고 말을 몰아 시종들을 깨운 뒤, 돔 아래 연회장으로 달려가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한마디 말도 없이 출구로 이끌었다. 영문을 모르는 하객들과 연신 사죄하는 시종들의 무리가 그 뒤를 따랐다.
마침내 미르자 울루그베크와 아미르 티무르가 입구의 아치형 회랑을 벗어나자마자 굉음과 함께 대지가 흔들렸고, 에미르들과 바하두르들이 연회를 즐기던 화려한 채색 돔이 무너져 내렸다. 네 조각으로 부서진 잔해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아미르 티무르가 앉아 있던 높은 옥좌를 완전히 뒤덮었다. 사람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구원에 대해 알라께 감사를 드렸다. 이쉬라트호나 궁전은 다시는 재건되지 않았으니, 사람들은 일어난 일에서 전능하신 분의 계시를 보았고 운명의 서에 기록된 섭리는 인간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¹‘바하두르(Bahadur)’라는 단어는 원래 ‘영웅적인’ 또는 ‘용감한’을 의미하며, 몽골어의 ‘바타르(Baatar)’, 튀르크어의 ‘바가투르(Baghatur)’, 튀르키예어의 ‘바하드르(Bahadır)’, 러시아어의 ‘보가티리(богатырь, ‘영웅’)’, 헝가리어의 ‘바토르(bátor, ‘용감한’)’와 어원적으로 상통합니다.